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· 작품소개 · |
"죄송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데, 혹시 제가 예전에도
유하린 씨를 잘 알고 있었습니까?"
거짓말이야. 죽어서도 너를 잊을 리가 없잖아.
아기였던 네가 내게 선물처럼 와준 날부터, 단 한순가도 잊지 않았어.
진한 그리움에 목이 메었다.
"혹시 지인이라면 미안합니다. 제가, 사고를 당해서 기억의 일부분을 잃었습니다."
요동치는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진혁은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.
놀란 듯 거세게 흔들리던 하린의 눈동자에서 점차 빛이 사라졌다.
우리는 인연이 아니구나.
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나를 잊어버렸을까.
인연이 아님에도 자꾸만 얽히려고 하니 하늘이 분노한 건지도 모른다.
어차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갈 사람, 언감생심 욕심조차 낼 수 없는 사람.
그러니 오빠는 오빠의 길을 가. 나는 나대로 살아갈 테니.
하린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.
이제 그는 완벽히 낯선 타인이었다.
"잘 가, 오빠."
멀어져가는 그녀를 차마 붙잡을 수가 없었다.
아프고 힘들더라도 조금만 견뎌줘.
아슬아슬하지만 위태로운 그의 사랑이 시작됩니다.